한자

괄목 양상군자

wowbelly 2012. 5. 23. 09:34

괄목 [ 刮目 ]


한자 뜻과 음刮 : 비빌 괄, 目 : 눈 목

 

풀이

눈을 비비고 다시 본다. 즉, 남의 학식이나 기량이 놀랍도록 발전했을 때 일컫는 말이다.

 

유래

삼국 시대 오(吳)나라 손권(孫權)의 부하 중에 여몽(呂蒙)이란 장수가 있었다. 그는 전장에 나가기만 하면 혁혁한 전공을 올려 장군 반열에 올랐지만, 출신이 미천한 까닭에 무식한 것이 흠이었다. 이것을 딱하게 여긴 손권은 어느 날 여몽에게 충고했다.

 

“무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물론 용력(勇力)이지만, 불학무식하면 한낱 힘센 필부(匹夫)에 지나지 않는 것이오. 장군의 그 무용(武勇)에 학식이 더하면 금상첨화가 아니겠소?”

 

이 말을 들은 여몽은 몹시 부끄러웠다. 그는 굳은 결심 아래 그 날부터 책을 들고 열심히 공부하기 시작했고, 심지어 전장에 나가서도 틈만 나면 책을 펼치곤 했다. 그러니 학문의 진도가 놀랍도록 빠를 수밖에.

 

어느 날, 재상인 노숙(魯肅)이 멀리 전장에 나가 있는 여몽을 찾아왔다. 두 사람은 오랜만에 반갑게 만나 이런저런 정치적인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노숙은 여몽이 전에 없이 박식한 논리를 펼치는 것을 보고 눈이 둥그레지고 말았다.

 

“아니, 언제 그렇게 많은 공부를 했소? 오나라에 있을 때의 여 장군이 아니구려.”

 

여몽이 빙그레 웃으며 대답했다.

 

“모름지기 선비는 헤어진 지 사흘이 지나 다시 만났을 땐 ‘상대방이 눈을 비빌[括目(괄목)]’ 정도로 달라져야 하는 법 아니겠소.”

 

이처럼 학문을 쌓은 여몽은 노숙이 병으로 죽은 뒤 중심적 위치에서 손권을 보필했으며, 나중에 당대 최고 명장으로 알려진 유명한 촉(燭)나라의 관우(關羽)를 잡아 죽임으로써 삼국의 세력 판도가 크게 바뀌는 계기를 만들었다.

 

참고 참조어 : 괄목상대(刮目相對)

출처 고사성어 따라잡기, 구인환, 신원문화사

 

 

 

양상군자 [ 梁上君子 ]

 

한자 뜻과 음梁 : 들보 량, 上 : 위 상, 君 : 군자 군, 子 : 사람 자

 

풀이

대들보 위의 군자라는 뜻으로, 집 안에 들어온 도둑을 비유한다.

 

유래

후한(後漢) 말기에 진식(陳寔)이란 관리가 있었는데, 항상 겸손하고 일 처리에 공정하며 백성들의 고충을 잘 처리하여 칭송이 자자했다.

 

그가 하남성의 태구현(太丘縣) 현령으로 근무할 때의 일인데, 어느 해 흉년이 들어 백성들의 어려움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풀뿌리를 캐거나 나무껍질을 벗겨 연명하는 사람이 부지기수였고, 어제의 양민이 오늘은 도적으로 변신하는 것이 조금도 이상한 일이 아닐 정도였다.

 

‘이 불쌍한 백성들을 어찌해야 좋단 말이냐. 관에서 도와 주는 것도 한계가 있으니……’

 

진식은 안타깝고 걱정이 되어 잠을 이루지 못할 지경이었다. 그래서 그 날 밤에도 대청에서 책상 앞에 앉아 글을 읽으며 시름을 달래고 있는데, 웬 사나이가 살금살금 들어오더니 대들보 위에 올라가 납작 엎드려 숨었다.

 

‘어허, 밤손님이구먼.’

 

진식은 모른 척하고 짐짓 아들과 손자들을 대청으로 불러 모았다. 그리고는 이렇게 말했다.

 

“무릇 사람은 스스로 몸을 삼가 바른 길로 가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되느니라. 악인도 본성이 악해서 그렇게 되는 것은 아니다. 나쁘게 들인 습관이 어느덧 성품이 되다 보니 악행을 저지르게 되는 것이다. 이를테면 지금 ‘대들보 위에 있는 군자’도 그렇다.”

 

숨어서 듣고 있던 도둑은 깜짝 놀랐다. 자기가 숨어 있는 사실을 꿰뚫어 보고 있지 않은가. 도둑은 얼른 펄쩍 뛰어내려 진식 앞에 넙죽 엎드려 사죄했다.

 

진식은 잠시 그를 바라보다가 말했다.

 

“네 얼굴을 보니 악인은 아닌 것 같다. 오죽했으면 이런 짓을 했겠나.”

 

그리고는 비단 두 필을 주어 돌려보내니, 소문이 퍼져서 어느덧 진식이 다스리는 고을에서는 도둑을 볼 수 없게 되었다.

 

출처 고사성어 따라잡기, 구인환, 신원문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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